美에 출시된 한미약품 신약 '롤베돈'…글로벌 블록버스터 '채비'

입력 2022-12-14 17:29   수정 2022-12-14 17:30


국산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올해 미국에 출시된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사진)이 현지 암센터의 치료 표준에 포함되면서다. 제품 출시를 넘어 시장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이 약물 지속기간을 늘리주는 랩스커버리 플랫폼을 활용해 국산 신약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美서 표준진료 포함된 롤베돈
제약업계에 따르면 롤베돈은 지난 7일 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가 제시하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예방 및 치료 옵션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NCCN은 암 환자 치료와 연구, 교육 등에 전념하는 미국 내 32개 선도적 암 센터들이 결성한 비영리 연합이다. NCCN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은 암 치료 정책과 임상 방향에 대한 표준으로 인정 받는다. 미국 내 의료 전문가들의 신뢰를 받아 의학 영역에서 전반적으로 활용되는 임상 실무 지침이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미국 스펙트럼의 톰 리가 사장은 이에 대해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롤베돈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에게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감소증의 치료나 예방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 제품명은 롤론티스다.

스펙트럼은 지난 9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롤베돈 시판허가를 받았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신약 중 FDA 허가 문턱을 넘은 것은 롤베돈이 처음이다. 국내 항암 분야 신약 중 미 FDA 허가를 받은 것도 처음이다.

FDA는 롤베돈 허가를 위해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실사했다. 국산 바이오 신약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첫 사례가 만들어진 셈이다. 스펙트럼은 롤베돈을 미국 전역에 출시했다. 3조원에 이르는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시장 성과 잇따라
한미약품의 후속 신약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앱토즈와 함께 개발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인 ‘투스페티닙(HM43239)’이 그 주인공이다. 골수성 악성 종양에서 작용하는 주요 키나아제를 표적으로 삼은 먹는 골수키놈억제제(MKI)다. FDA는 지난 5월 이 약을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했다. 2018년엔 희귀의약품으로도 지정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캐나다 바이오회사인 앱토즈에 이 약을 기술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4억2000만달러다. 지난달 앱토즈는 투스페티닙 글로벌 임상 1·2상 시험에 참여한 다양한 용량(80㎎, 120㎎, 160㎎) 투여군 환자에게서 완전관해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앱토즈는 이를 토대로 치료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확장 임상을 계획 중이다. 단일투여 요법 확장임상을 통해 기존 FLT3 억제제에 치료 반응이 없는 FLT3 돌연변이 환자를 포함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120㎎ 용량이 효과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기존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베네토클락스와 투스페티닙 80㎎ 용량을 병용 투여하는 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속도
세계 의과학계는 한미약품의 신약을 주목하고 있다. 선천성 고인슐린혈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랩스글루카곤아날로그(LAPSGlucagon Analog·HM15136) 임상 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 비만 그리고 대사(DOM)’ 3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랩스글루카곤아날로그의 분자구조를 시각화한 이미지가 해당 학술지 표지를 장식했다.

HM15136은 세계 처음 주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지속형 글루카곤 유도체다. 몸 속 포도당 합성을 촉진하는 글루카곤의 짧은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저혈당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HM15136은 한 차례 피하주사를 통해 최대 17일까지 공복 혈당 수치를 높였다. 세계 첫 주 1회 투여 치료제는 물론 2주에 한번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 주기를 더 늘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인 랩스지엘피-2아날로그(HM15912)도 개발 중이다. 세계 처음 월 1회 투여하는 제품으로, 임상 2상 단계다. 단장증후군은 성인 기준 소장 길이가 200㎝ 미만일 때 발생하는 흡수 장애다. 심각한 영양실조로 이어지는 희귀질환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연구를 통해 100시간 이상의 약물 반감기를 확인했고 이를 토대로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삼중작용 바이오 신약인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HM15211)는 세계 규제당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섬유화를 억제하는 ‘글루카곤’, 인슐린분비 및 식욕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분비 및 항염증 작용의 ‘GIP’를 한꺼번에 표적으로 삼았다. FDA와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원발 담즙성 담관염, 원발 경화성 담관염, 특발성 폐 섬유증 등의 적응증으로 6건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이를 포함해 한미약품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사례는 20건에 달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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